기준금리 하락기에 예금 만기를 길게 가져가는 게 유리할까?
기준금리가 내려가기 시작하면 정기예금 가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새로운 고민이 생깁니다.
지금 1년짜리 정기예금에 가입해야 할까요? 아니면 2년이나 3년처럼 만기를 길게 가져가 현재의 금리를 오래 확보하는 것이 좋을까요?
금리 상승기에는 만기를 짧게 가져가면서 더 높은 금리로 재가입할 기회를 확보하는 전략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금리 하락기에는 현재 받을 수 있는 금리를 가능한 한 오래 고정하는 전략이 유리해 보입니다.
실제로 앞으로 예금금리가 계속 내려간다면 장기 정기예금에 가입한 사람은 기존 약정금리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유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조건이 있습니다.
장기 정기예금의 금리가 충분히 높아야 하고, 해당 자금을 만기까지 사용하지 않아도 돼야 합니다.
단순히 금리가 내려간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2년이나 3년짜리 정기예금을 선택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닐 수 있습니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예금금리는 어떻게 될까?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금융시장의 각종 금리에도 하락 압력이 발생합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높은 금리를 지급하면서 예금을 유치해야 할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정기예금 금리도 점차 낮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내려갔다고 정기예금 금리가 반드시 같은 시점에 동일한 폭으로 내려가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금리는 앞으로의 기준금리 움직임을 미리 반영할 수 있고 은행의 자금조달 상황과 예금 유치 경쟁도 예금금리에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정기예금 가입자는 기준금리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은행의 6개월, 1년, 2년, 3년 예금금리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금리 하락기에는 왜 장기예금이 유리할 수 있을까?
정기예금은 일반적으로 가입 시점에 정해진 약정금리가 만기까지 적용되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금리가 내려간다면 현재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1년과 2년 정기예금 금리가 모두 연 3.5%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1년 상품에 가입한 사람은 1년 뒤 만기가 돌아옵니다.
그때 시장금리가 내려가 1년 정기예금 금리가 연 2.5%가 됐다면 다시 연 2.5% 수준의 상품에 가입해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처음부터 연 3.5%의 2년 정기예금에 가입했다면 약정 조건에 따라 두 번째 해에도 기존 금리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금리 하락기에 장기예금을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1년 후 재예치 금리가 중요하다
금리 하락기에는 현재 금리만 비교해서는 안 됩니다.
1년 후 어떤 금리로 재예치하게 될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5,000만 원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1년 정기예금 금리가 연 3.5%
2년 정기예금 금리가 연 3.4%
이렇게 되어 있다면 처음에는 1년 상품이 더 좋아 보입니다.
하지만 1년 뒤 예금금리가 연 2.5%로 내려간다고 가정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1년 상품을 선택한 사람은 첫해에는 연 3.5%를 받지만 두 번째 해에는 낮아진 금리로 재예치해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2년 상품을 선택한 사람은 연 3.4%를 2년 동안 확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금리 하락기에는 단순히 현재의 1년 금리와 2년 금리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재예치할 때 받을 금리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무조건 3년 예금이 가장 좋을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해서 무조건 가장 긴 만기를 선택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상품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6개월 연 3.5%
1년 연 3.4%
2년 연 3.0%
3년 연 2.8%
이 경우 금리 하락이 예상된다고 해서 연 2.8%의 3년 상품을 무조건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3년 동안 돈을 묶어야 하는 대신 현재 받을 수 있는 금리를 상당 부분 포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장기예금을 선택할 때는 반드시 만기를 늘리면서 금리를 얼마나 포기해야 하는지 계산해야 합니다.
장·단기 예금금리가 역전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는 돈을 오래 맡길수록 높은 금리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금융시장에서는 항상 그렇지 않습니다.
6개월이나 1년 정기예금 금리가 2년 또는 3년 정기예금보다 높은 장·단기 금리 역전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은행이 앞으로 시장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면 장기간 높은 금리를 지급하는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할 이유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금리 하락기에 장기예금을 선택할 때는 단순히 ‘금리가 내려갈 테니 3년짜리로 가입해야겠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3개월, 6개월, 1년, 2년, 3년 상품의 실제 금리를 모두 비교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1년과 3년 금리 차이가 크다면 어떻게 할까?
예를 들어 1년 정기예금이 연 3.5%이고 3년 정기예금이 연 2.8%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차이는 0.7%포인트입니다.
3년 상품을 선택하면 금리를 오래 고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처음부터 상당히 낮은 금리를 받아야 합니다.
반대로 1년 상품을 선택하면 첫해에는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지만 1년 뒤 금리가 크게 내려가면 재예치 금리가 낮아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한 상품에 전부 넣기보다 자금을 나누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목돈을 1년과 장기로 나누는 방법
예를 들어 정기예금에 넣을 돈이 6,000만 원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6,000만 원 전부를 3년짜리 예금에 넣는 대신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습니다.
3,000만 원은 1년 정기예금
3,000만 원은 2년 또는 3년 정기예금
이렇게 하면 일부 자금은 현재의 높은 단기 금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동시에 나머지 자금은 현재의 금리를 장기간 확보하는 역할을 합니다.
1년 뒤 금리가 예상대로 크게 내려가더라도 장기예금에 들어간 자금은 기존 약정금리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금리가 예상과 달리 다시 올라간다면 1년 예금의 만기자금을 더 높은 금리로 재예치할 기회가 생깁니다.
만기 분산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금리 방향을 정확하게 맞히기 어렵다면 만기를 여러 개로 나누는 방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9,000만 원을 운용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3,000만 원은 1년
3,000만 원은 2년
3,000만 원은 3년
이런 방식으로 만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1년 뒤 첫 번째 예금이 만기가 되면 당시 금리를 확인해 다시 가입합니다.
2년 뒤에는 두 번째 예금의 만기가 돌아옵니다.
이렇게 하면 모든 자금이 한꺼번에 같은 시점에 재예치되는 것을 피할 수 있습니다.
금리가 예상과 다르게 움직여도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금리 하락기에는 기다리는 것도 비용이다
금리가 더 좋은 특판예금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해 가입을 계속 미루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금리 하락기에는 기다리는 전략이 오히려 불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연 3.5% 정기예금에 가입할 수 있는데 한 달 동안 더 좋은 상품을 기다렸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 사이 시장금리가 내려가 정기예금 금리가 연 3.2%로 떨어진다면 기다린 사람은 오히려 더 낮은 금리를 받게 됩니다.
따라서 금리 상승기와 달리 하락기에는 ‘조금 더 기다리면 더 높은 금리가 나오겠지’라는 전략의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현재 금리가 자신의 목표 수준에 도달했다면 일부 자금부터 금리를 확정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금리 인하 발표 후 가입하면 늦을 수도 있다
기준금리 인하가 발표된 다음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미래의 금리 전망을 미리 반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 시장금리가 먼저 움직이고 금융회사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선제적으로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기준금리가 실제로 인하되는 날만 기다리기보다 예금금리 자체의 흐름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1년 정기예금 금리가 계속 내려가고 있다면 이미 금리 하락 기대가 어느 정도 반영되고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장기예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도해지 가능성이다
금리 하락기에 높은 금리를 오래 확보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입니다.
하지만 2년이나 3년 동안 돈을 사용할 수 없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3년 정기예금에 가입한 뒤 1년 후 주택 구입이나 사업자금 때문에 돈이 필요해졌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예금을 중도해지하면 처음 약정했던 금리를 그대로 받지 못하고 상품에서 정한 중도해지금리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결국 높은 금리를 오래 확보하려고 장기예금에 가입했지만 실제로는 예상보다 적은 이자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장기예금에는 만기까지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자금을 넣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상금까지 장기예금에 넣지 말자
금리 하락이 예상된다고 해서 가지고 있는 현금을 모두 장기 정기예금에 넣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갑작스러운 병원비나 자동차 수리비, 주거비, 사업자금 등 예상하지 못한 지출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상자금까지 장기예금에 넣으면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예금을 중도해지해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생활비와 비상자금은 별도로 확보하고 장기간 사용할 계획이 없는 여유자금을 중심으로 장기예금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6개월 예금은 언제 활용할 수 있을까?
금리 하락기라고 해서 단기예금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닙니다.
6개월 뒤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돈을 2년짜리 정기예금에 넣을 이유는 없습니다.
또 현재 장기예금 금리가 지나치게 낮고 단기예금 금리가 훨씬 높다면 일부 자금을 6개월 또는 1년 상품에 넣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예금 만기는 금리 전망뿐 아니라 실제 돈을 사용할 시점과 맞춰야 합니다.
금리 하락 속도도 중요하다
기준금리가 한 차례 내려갔다고 해서 앞으로 계속 빠르게 내려간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물가와 경기,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금리 인하 속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준금리가 상당 기간 동결된 뒤 천천히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금리 하락기’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3년짜리 예금에 가입하기보다 현재 단기와 장기 금리 차이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장기예금의 금리가 1년 상품과 거의 비슷하다면 장기 금리 고정의 매력이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장기예금 금리가 지나치게 낮다면 일부는 1년 상품으로 운용하면서 선택권을 남겨두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금리 하락기에 가장 먼저 비교할 숫자
정기예금 가입을 결정하기 전에 최소한 6개월, 1년, 2년, 3년 금리를 한 번에 비교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6개월 연 3.4%
1년 연 3.5%
2년 연 3.4%
3년 연 3.3%
이 정도라면 장기예금으로 갈수록 포기해야 하는 금리가 크지 않습니다.
앞으로 금리가 상당히 내려갈 것으로 판단하고 3년 동안 사용할 계획이 없는 돈이라면 일부 자금을 장기로 고정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다음과 같다면 판단이 달라집니다.
6개월 연 3.5%
1년 연 3.5%
2년 연 3.0%
3년 연 2.7%
장기예금을 선택하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금리가 상당히 커집니다.
따라서 금리 하락 전망만으로 장기 상품을 선택하기보다 실제 금리 차이를 계산해야 합니다.
기준금리 하락기에 예금 만기를 길게 가져가는 게 유리할까?
결론적으로 금리 하락기에는 현재의 높은 금리를 장기간 고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 정기예금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만기를 길게 설정하는 것이 정답은 아닙니다.
장기예금의 금리가 단기예금보다 크게 낮다면 현재 금리를 상당 부분 포기해야 하고 장기간 자금이 묶이는 부담도 발생합니다.
따라서 다음 순서로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준금리 방향 확인 → 실제 예금금리 추세 확인 → 6개월·1년·2년·3년 금리 비교 → 장기로 갈 때 포기하는 금리 계산 → 자금 사용 시점 확인 → 중도해지 가능성 확인 → 일부 자금의 장기 금리 고정 여부 결정
금리 하락 가능성이 높고 1년과 2~3년 상품의 금리 차이가 크지 않으며 장기간 사용하지 않을 자금이라면 만기를 길게 가져가는 전략의 매력이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장기예금 금리가 단기보다 크게 낮거나 몇 년 안에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돈이라면 무리하게 장기예금을 선택할 필요가 없습니다.
결국 핵심은 가장 긴 만기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금리를 얼마나 오래 확보할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금리의 바닥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목돈이 크다면 1년, 2년, 3년으로 만기를 나누는 방법도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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